이 기사는 05월 16일 17: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온,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등 주요 대기업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 나왔다. 실적 부진과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6일 열린 ‘주요 그룹 크레딧 이슈 점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SK그룹에서는 SK온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한신평은 SK온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각각 ‘A+(안정적)’,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전기차 업황 부진으로 2차전지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한국신용평가의 분석이다.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떨어져 나온 뒤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1조6836억원으로 감소했다.
대규모 투자로 외부 차입도 늘어나고 있다. SK온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2조9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5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성 개선 등 영업실적 추이는 신용도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실적 부진 장기화로 자금 조달 환경이 저하되면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SK온의 대규모 자금 소요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5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낮춘 바 있다. OLED TV 최대 시장인 서유럽 시장의 수요가 부진한 데다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에 따른 패널 판가 하락으로 적자가 누적된 여파다. 올해 초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재무지표가 일부 개선됐지만, 아직 재무 부담은 과도한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거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 대한 신용평가업계의 관심이 크다. 실적 반등이 좀처럼 이뤄지고 있지 않아서다. 석유화학 부문 업황 악화로 대규모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신규 포트폴리오인 동박 부문도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로 성장세가 주춤하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은 신용등급 하향 가능 기준을 일부 충족하는 등 하방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며 “비주력 사업 재편, 투자계획 변경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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