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낼 거면 안 오는 게 낫다"…'결혼식 축의금' 논란

입력 2024-05-16 22:27   수정 2024-05-16 22:59


최근 물가가 급격히 오르며 결혼식 축의금을 둘러싼 갈등도 있다. 특히 식대 이하 축의금을 낼 거면 참석하지 않는 게 예의라는 주장도 나와 눈길을 끈다.

16일 웨딩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웨딩홀의 평균 예식 비용은 8만원 안팎으로 책정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별로 6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편차가 적지 않지만, 모두 일반적인 축의금 기준인 5만원은 훌쩍 넘어섰다.

호텔 웨딩홀은 이보다 식대가 훨씬 비싸다. 저렴한 곳은 13만원에 해결이 가능했지만, 비싼 곳은 식대가 2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홀 대관료와 꽃값 등을 합하면 결혼식 한 번에 수천만원이 깨지는 셈이다.

이 같은 결혼 비용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13년 발간한 '결혼 비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기준 1인 식대는 3만3000원, 대관료(꽃장식 포함)는 300만원이었다.

웨딩비용 급증은 물가 상승과 예식장 업체 감소가 맞물리며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팬데믹 시기 결혼식이 급감하며 중소 규모 예식장이 대거 폐업했고, 남은 예식장에 신혼부부들이 몰리며 가격이 올랐다.

예식 비용이 치솟으며 하객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축의금 액수를 얼마로 내야 할지가 최대 고민이다. 과거에는 3만~5만원 선에서 축의금을 해결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급증한 웨딩 비용에 맞춰 축의금도 더 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고민이 적지 않다. 산술적으로 축의금 5만원을 내고 서울 결혼식에 참석할 경우, 혼주 측은 1인당 수만원씩의 적자를 보기 마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급기야 '축의금 5만원을 낼 거면 참석하지 않는 게 예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참석하면 10만원, 불참하면 5만원'이라는 인식이다.

실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는 축의 대상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축의금을 얼마나 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 적지 않게 게재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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