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자동차 업계, 반려동물 양육 인구에 주목할 때

입력 2024-05-20 09:00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인구의 약 24~28% 차지
 -양육 자금, 연관 산업 지속적인 증가세 기록중
 -반려인 최대 애로사항 '이동'..자동차 업계엔 기회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시대를 넘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동차 업계에서는 1,000만 이라는 숫자 자체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느 정도일까. 반려동물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한 2023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은 28.2%다. 같은 기간 KB금융그룹 조사 결과 반려인은 24%, 1,262만명으로 추산했다. 통계에 차이가 있다지만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 이상이라는 사실만은 자명하다. 

 혹자는 관상어나 햄스터 같은 작은 동물들까지 추산했다는 점에서 '허수'가 있다고도 주장하지만 대다수의 반려동물 인구가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KB 추산 결과에 따르면 양육 중인 반려동물 종류는 개(71%)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고양이도 27%를 차지했다. 약 1,000만명 중 700만명이 개를 기르고 있고 270여만명이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1,000만 이라는 숫자에도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건 낚시나 등산 인구도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려동물 양육과 레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취미 활동은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는 일이지만 생명체를 책임지고 길러내는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지속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들의 구매력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3년 4조5,000억원까지 성장했다. 2027년에는 시장 규모라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1만2,000개 가량이었던 관련 업체 수는 2022년까지 2만2,000개로 늘며 4년 새 64% 성장했다. 수요가 많아지니 공급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자동차 업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도 명확하다. KB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을 기르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여행'을 꼽았다. 여행을 갈 때 동물을 데리고 가기도, 집에 두고 가기도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되지만 한편으로는 동물들의 '이동'에 고충이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를 가보면 자동차를 만나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박람회 참관객은 자신들의 동물을 자동차에 태워 박람회장까지 온다. 교통 여건이 열악하다기보단 반려동물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자체부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양육중인 동물의 수가 더 많거나 중·대형견을 기르는 이들이라면 자동차는 필수품이 된다. 


 이렇다보니 해외에서는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가 모터쇼 못지 않은 자동차 업계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일본과 유럽 등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토요타, 볼보 등 주요 브랜드가 참가 부스를 꾸린지 오래다. 참관객들이 동물을 차에 직접 태워보는 것 만으로도 구매를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액세서리도 다양하다. 주요 브랜드들은 신차 출고와 함께 이동용 케이지나 카시트, 탑승용 간이 사다리 등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시장 수요에 본격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회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건 이 시장은 분명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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