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실적 개선됐지만…증권가 "보수적 접근 필요"

입력 2024-05-17 08:25   수정 2024-05-17 08:26


이마트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적 개선이 확인된 후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분석한다. 일부 전문가는 유통 업종에 유리한 수급이 만들어지면 체질 개선 매력이 부각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늘었다. 시장 기대치(230억원)보다 2배 높은 수치다. 매출은 7조2067억원으로 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94억원으로 작년 1분기 27억원의 11배에 육박한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증권가는 이마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적 회복세가 곧 꺾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대신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이마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발표한 곳은 대신증권이다. 이 증권사는 7만원을 제시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실적이 개선됐지만 2분기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 자회사 부진, 이마트24 구조조정 영향으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 e커머스 공세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할인점 수요가 올해 실적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 실적 개선을 확인하고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도 보수적 접근을 권고했다. 그는 "주가는 단기적으로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판단되나 실적 정상화를 논하기엔 아직 이른 모습"이라며 "할인점 사업 중장기 경쟁력에 대한 우려, e커머스 부문의 모호한 사업 전략, 신세계건설 관련 불확실성이 주가 반등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점 매출액이 개선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비용이 파격적으로 줄어들지 않으면 수익성이 의미 있게 개선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증권사와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이마트에 투자의견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유통주에 자금이 몰리면 이마트의 체질 개선 효과가 부각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 증권사 김명주 연구원은 "1분기엔 본업의 실적이 개선됐고, 쓱닷컴·지마켓 글로벌 등 온라인 사업의 영업적자는 감소했다"며 "단기적으론 일부 주도 업종에 수급이 쏠리고 있어 이마트의 체질 개선이 부각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통 섹터에 우호적인 수급 흐름이 만들어진다면 이마트 주가는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돼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이 이마트에 제시한 목표주가는 10만5000원이다. 전날 종가는 6만5300원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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