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주가가 최대주주인 HD현대조선해양의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여파로 급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일 대비 1만300원(7.33%) 하락한 13만2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12만9100원(8.83%)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개인투자자와 기관은 각각 571억원, 74억원 순매수했으며, 외국인은 659억원 순매도했다.
전일 장 마감 후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 주식의 일부를 블록딜로 처분한다고 공시한 여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 회사 지분 78.0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날 개장 전 주식 266만3000주(3.0%)를 3496억5190만원에 모두 처분했다. 이를 통해 지분율은 75.02%로 줄었다.
1주당 거래가는 13만1300원으로 전일 종가(14만500원) 대비 6.5% 할인된 수준이다. 거래 목적은 'HD현대중공업 주식의 유통물량 확대를 통한 거래 활성화'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이번 거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본업의 성장성이 양호하고 최대주주의 추가적인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HD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추가적인 블록딜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블록딜로 주가 조정이 나온다면 오히려 조선업 본업의 양호한 성장성을 감안해 매수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11조9640억원에 영업이익 178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를 무려 47.35%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역시 양호한 조선업 전망 등에 따라 주가는 전일까지 연중 최저점인 지난 2월 이후 무려 28.2% 올랐다.
이상기 기자 remind@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