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신작 액션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나혼렙) 흥행에 반색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나혼렙'은 현재 국내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상위권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나혼렙'은 17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게임 인기 순위로는 1위다. 애플 앱스토어에선 4위에 올랐다. 출시 당일인 지난 8일엔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선 출시 닷새 만에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첫날 매출만 140억원,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500만명을 기록했다.
글로벌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는 79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66개국에서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프랑스 등 글로벌 15개국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톱10에 들었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인 '나혼렙'은 2018년 연재를 시작해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올 1월엔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됐는데 넷플릭스, 크런치롤, 애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최상위권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나혼렙'의 흥행 기대감은 사전등록에서부터 고조됐다. 넷마블이 지난 3월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전역에서 사전등록을 진행한 결과 사전등록 이틀 만에 100만명이 몰렸고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사전 등록자 수는 1500만명을 돌파했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7개 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였지만 올해 실적 기대주로 떠오를 정도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넷마블은 '나혼렙' 성과가 반영되는 올 2분기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사전 가입이 만족스럽고, 오픈베타서비스 지표를 통해 스토리라인과 콘텐츠를 업데이트했기 때문에 2분기부터는 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론칭 후 24시간 DAU 500만명, 매출 1400억원 정도로 기대 이상의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교보증권과 삼성증권은 넷마블 목표주가를 각각 기존 6만2000원에서 7만2000원, 6만9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현대차증권은 6만원에서 8만원으로 33% 상향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에서도 존재감 있는 지식재산권(IP)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므로 연간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을 기대한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이후 5년 만에 연매출 5000억~6000억원 급 메가히트 IP를 추가하게 될 것"이라며 "3분기부터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넷마블의 하반기 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431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예측헀다.
여기에 지난 4월 출시 이후 초반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 IP 기반 신작 '아스달 연대기:세 개의 세력'과 차기작 '레이븐 2'도 좋은 성적이 예상되면서 넷마블의 실적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는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매출 5위, 구글플레이에서는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넷마블은 웹툰 IP 기반 게임에 공들이고 있다. 앞서 웹툰 '신의 탑' IP를 기반으로 한 '신의 탑 M: 위대한 여정' 출시 후 약 16개월 동안 매출 1250만달러(약 170억원)을 기록했다. 후속작 '신의 탑: 새로운 세계'도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1개월간 1500만달러(약 20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업계에선 '나혼렙'이 성공적인 2차 창작 사례로 떠오르자 웹툰 IP 기반 게임을 빠르게 출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웹툰과 웹 소설을 합쳐 국내 누적 조회수 1억7000만회를 기록한 '레벨업 못하는 플레이어'를 게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말 베타테스트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흥행한 웹툰 IP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면 사전 인지도가 확보돼 게임사가 자체 IP를 개발하는 것보다 위험성을 다소 낮출 수 있을뿐더러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업계 불황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게임사들이 앞으로도 웹툰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IP를 가져와 게임을 개발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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