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5월만 해도 한여름인걸요. 진작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큰일 나죠."
직장인 김모씨(31)는 올여름 무더위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 3월 새 에어컨을 장만했다. 그는 "3월부터 날씨가 너무 덥길래 에어컨을 샀지만, 정작 5월엔 선선해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며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걸 보니 올여름은 진짜 더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여름 대목을 앞둔 이번 달 냉방 가전 제품 수요가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줄어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날씨가 불규칙해지면서 5월보다 이른 시기에 냉방 가전을 구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비교 플랫폼인 다나와에서 에어컨 거래액은 이번 달 둘째 주를 기준으로 전월 대비 12.4% 줄었다. 같은 기간 서큘레이터의 거래액은 20.4%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살펴보면 에어컨과 서큘레이터의 거래액은 각각 15.4%, 48.3% 감소했다. 스탠드형 선풍기의 거래액도 17.7%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어린이날 이후 잦은 비와 함께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5월이 대목인 냉방 가전의 거래액이 주춤하고 있다"며 "지난달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수요가 앞당겨진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3월 전국 평균온도는 9.4도로 평년(6.1도)보다 1도 이상 높았다. 4월은 14.9도로 평년(12.1도)보다 2.8도 높았다. 1973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점점 더 무더워지면서 냉방 가전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제품을 출시해 5월 냉방 가전의 수요를 공략하는 경우도 있다. 신일전자의 이번 달 1일부터 15일까지 선풍기 출고량은 전월 대비 109%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서큘레이터 신제품 론칭이 이달 2일부터 진행되면서 성장 폭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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