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사과’로 불릴 만큼 비싸진 사과 가격이 좀처럼 내리지 않는 가운데, 토마토 등 과채류 가격도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토마토의 ㎏당 도매가는 3859원이다. 일주일 전보다 11.28%, 1년 전보다 98% 비싸졌다.
토마토 가격이 급등한 건 재배면적 감소와 일조량 부족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토마토 재배면적은 5400만㎡로 전년 대비 11.6% 줄었다. 여기에 최근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조량이 부족해지자 공급량이 더욱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여름철 인기 과일인 포도와 수박도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 전날 기준 포도 도매가는 ㎏당 7215원으로 전주보다 4.26%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5.78% 비싸졌다.
전국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박(10.33%), 참외(18.05%) 가격도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수박 소매가는 한 통당 2만2124원, 참외는 10개당 2만2273원이었다.
정부가 과일값 안정을 위해 체리·오렌지 등 수입 과일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낮췄지만, 국내에서 재배하는 과일·채소는 재배면적 감소와 이상기후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전날 기준 사과 도매가는 ㎏당 5775원으로 여전히 1년 전보다 60.73% 비싼 값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충청 지역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서 사과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포도·수박 등은 향후 출하량이 많아지면 가격 오름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의 바이어는 “현재 팔리고 있는 포도는 작년에 생산한 저장 물량인데, 6월 말부터는 샤인머스캣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릴 예정”이라며 “수박도 지난달부터 출하 물량이 점차 늘면서 가격이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25.2%), 양파(18.67%), 양상추(-17.71%), 대파(-16%) 등은 일제히 도매가가 전주 대비 내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들 작물은 그동안 가격이 과하게 오른 측면이 있어 점차 제값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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