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 누른 Fed…환율 10원 가까이 상승 [한경 외환시장 워치]

입력 2024-05-17 15:50   수정 2024-05-17 15:57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던 원 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으로 전환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춘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원90전 오른 1354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4원10전 급락하면서 1345원까지 내렸던 환율이 되돌림 장세를 보였다.

전날 환율은 미국의 4월 CPI가 둔화흐름을 나타내면서 달러화지수가 104대 초반까지 내리면서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서 한달의 물가 둔화만으로 금리 인하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하루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Fed 주요 인사들도 16일(현지시간)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누르는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지만 통화정책 입장을 바꿔야할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지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이나 두 달의 신호를 너무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더 넓은 맥락에서 인플레이션 추세를 살펴봐야 한다"며 "결국 우리가 2% 목표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이날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개선됐지만 (금리 인하 결정에 앞서) 가격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필요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2%) 목표 달성까지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0원39전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872원65전)보다 2원26전 내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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