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안되네"…'먹거리 사업' 정리하는 SK그룹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5-17 18:22   수정 2024-05-22 14:01

이 기사는 05월 17일 18: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본업과 동떨어진 식품 사업에 적잖은 투자를 했다. 2020년 미국의 대체 단백질 기업인 퍼펙트데이에 1200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식물성 고기 업체 미트리스팜과 세포배양육 업체인 와일드타입 등의 지분을 줄줄이 매입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이들 식품사업을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리기로 했다.

SK그룹이 장부가치가 2000억원에 육박하는 중국 농업기업인 조이비오 지분을 전량 처분한다. 최근 SK그룹의 사업재편 목적으로 추진하는 비주력자산 매각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가 보유한 조이비오 지분 13.3% 매각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조이비오 지분 13.3% 매입 당시 보유한 풋옵션(특정 조건에 주식을 되파는 권리) 행사 시점이 도래했다"며 "풋옵션 행사를 위해 인수 측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이비오는 중국 1위 컴퓨터 제조사 레노버의 모회사인 레전드홀딩스가 세운 농수산물 회사다. 과일과 주류 등 식품 유통사업과 단체급식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호주 KB씨푸드에 투자해 여기서 공급하는 해산물을 중국에서 유통하고 있다.

SK그룹은 2019년에 조이비오 지분을 2137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2021년에는 조이비오와 함께 1000억원 규모의 대체식품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식물성 대체육, 발효 단백질 등 대체 단백질을 생산하는 중국 내 유망 벤처기업이 이 펀드의 투자 대상이다. 당시 SK㈜는 180억원가량을 출자하기도 했다.

조이비오는 지난해 매출과 손손실로 각각 3조8955억원, 339억원을 기록했다. SK가 보유한 지난해 말 조이비오 지분의 장부가치는 1960억원으로 추산됐다. SK그룹 관계자는 "매각작업을 추진 중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이비오 매각 검토가 SK그룹 리밸런싱 작업과도 맞물린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이 계열사 간 중복 사업 조정, 비핵심 사업을 수술대에 올리고 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500억원에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SK매직은 이달 8일 경동나비엔에 가스 및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사업의 영업권을 37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SK스퀘어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 2.2%(108만5600주) 전량을 2700억원가량에 처분했다. 올들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어스온도 페루 액화천연가스(LNG) 광구 지분 20%를 3400억원가량에 매각하기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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