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HDC현산은 분양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지역 내 알짜 입지에 공급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서울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이 착공되는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초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내실을 다진 게 전화위복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올해 아파트 1만341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4330가구, 9087가구를 분양한다. 대구범어아이파크가 산뜻하게 분양 스타트를 끊었다. 이달과 다음달 서울, 인천 등에서 분양한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13구역(재개발 사업)에서 ‘서대문센트럴아이파크’를 내놓는다. 지하 3층~지상 15층, 12개 동, 총 827가구 규모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1블록에는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와 함께 ‘시티오씨엘 6단지’(1734가구)를 공급한다.
하반기에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 철도시설용지(약 15만㎡)를 개발하는 ‘H1 프로젝트’가 착공에 나선다. 사업 규모만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9월 총 3173가구 가운데 2078가구를 일반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도 분양 성적표가 좋았다. 총 14개 사업지(1만1772가구) 중 10곳이 완판(초기 100% 계약)됐다. 특히 강원 춘천시 삼천동 ‘춘천레이크시티아이파크’는 계약 시작 10일 만에 분양률 100%를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경 면적을 41%로 늘리는 등 친환경 특화설계를 적용했다”며 “사업지를 선별적으로 분석한 점이 수요자 기대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도 선제적으로 관리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HDC현산의 지난해 말(연결 기준) PF 보증액은 약 2조5000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액은 84% 수준이다. 이마저도 정비 사업과 분양이 끝난 착공 도급 현장이 대부분이어서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상 우발채무 위험이 크다고 보는 미착공 도급 사업의 PF 보증금액은 3485억원이다. 총 3곳으로 모두 충남 천안에 있다. 사업장이 산업단지 인근에 있고,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부성역(예정) 역세권이어서 분양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다.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조합원 몫인 데다 주거 선호 지역에 공급이 이뤄지는 것도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자체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디벨로퍼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용산철도병원 부지(1만948㎡)를 개발하는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올해 수도권 역세권 등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지역을 공략할 예정”이라며 “주요 지역을 선도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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