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장수’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 게임사의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다. 탄탄한 해외 이용자층을 확보한 게 성과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2년 4분기 적자 전환 이후 여섯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적자 탈출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게임은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다. 이 게임은 차례를 주고받으며 진행하는 역할수행게임(RPG)으로 2014년 4월 출시됐다.
NHN 게임 부문의 성장도 장수 모바일 게임이 이끌었다.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은 NHN플레이아트의 퍼즐 게임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가 2018년 이후 분기 최고 매출을 거뒀다. 같은 회사의 또 다른 퍼즐 게임 ‘요괴워치 뿌니뿌니’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 게임도 오는 10월 출시 9주년을 맞는다. NHN의 1분기 모바일 게임 실적은 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0.6% 늘었다.
데브시스터즈도 1분기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020년 출시된 RPG ‘쿠키런: 킹덤’을 비롯해 출시 9년째인 달리기 액션 게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등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2분기에는 ‘쿠키런’의 출시 11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통해 매출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장수 지식재산(IP)으로 자리매김한 모바일 게임의 공통점으로 해외 이용자 기반을 꼽는다. 컴투스는 지난달부터 전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게임 이용자를 위한 오프라인 행사 ‘서머너즈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현재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선전, 인도네시아 세마랑에서 행사가 개최됐다. 오는 7월까지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13개국 18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NHN의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와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 두 게임은 17일 기준 일본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각각 39위와 20위를 기록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월 크래프톤과 쿠키런의 인도 출시를 위한 퍼블리싱 계약을 맺기도 했다.
장수 모바일 게임의 리뉴얼 및 IP 활용도 활발하다. 라인게임즈는 ‘드래곤 플라이트’ 리뉴얼 버전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스마트폰 보급기인 2012년 출시돼 큰 인기를 얻었다. 넷마블은 지난해 ‘모두의 마블’ 한국 버전 출시 10주년을 기념한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버전의 10주년 행사를 열 예정이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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