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로치' 김강희 코치 인터뷰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 LCK 2번 시드 T1이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인 2024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킹 슬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T1은 지난 12일 열린 브래킷 스테이지 상위조 2라운드 경기에서 중국리그 LPL 1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에게 패배한 후 ‘벼랑 끝’에 내몰렸다. 하지만 T1은 이후 북미 리그 LCS 팀 리퀴드(TL)와 유럽·중동·아프리카 리그 LEC G2 e스포츠를 꺾으며 ‘1번 시드 도장 깨기’에 시동을 걸었다. TL과 G2는 각각 LCS와 LEC 스프링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T1이 오늘 맞붙는 BLG 역시 LPL 스프링 우승팀이며 승리할 경우 결승에서 만날 젠지 e스포츠도 LCK 봄 대회 우승팀이다. T1이 MSI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선 4대 리그 우승팀을 모두 꺾어야 하는 셈이다.
T1의 '로치' 김강희 코치는 17일 G2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완승을 거둔 후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응했다. 3 대 0으로 완승할 것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김 코치는 "사실 마지막 3세트는 좀 아슬아슬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3 대 1이 될 줄 알았는데 완승을 거둬서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 코치는 "사실 G2와의 경기를 준비할 때 상대가 (어떤 챔피언을) 꺼낼지 예상하기 힘들다"라며 "특히 벨베스와 아이번, 렉사이 등 특이한 정글 챔피언이 나올 것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이번 경기에선 (상대의 밴픽이) 생각보다 예상한 대로 나와서 수월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코치는 "(G2와의 대결을) 한 번 미리 경험해서 그런지 생각한 구도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T1은 지난 10일 브래킷 1라운드에서 G2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김강희 코치는 G2와의 경기 MVP로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을 꼽았다. 김 코치는 "5명의 선수가 각 세트별로 돌아가면서 다 잘해준 것 같다"라며 "한 명을 뽑자면 마지막 세트에 노틸러스로 활약한 케리아 선수 덕분에 완승을 거둔 것 같다"라고 답했다.
T1과 젠지 e스포츠 등에서 탑 라이너로 활동했던 김강희 코치는 T1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에 대해 "사고가 유연해서 편견 없는 플레이를 잘한다"라며 "어떤 옷을 입혀도 잘 어울리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어떤 메타가 와도 적응을 잘하는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얘기다. 이어 그는 오늘 만나게 될 BLG 탑 라이너 '빈' 천쩌빈에 대해서는 "무력이 강한 선수"라며 "특히 잘하는 챔피언을 잡았을 때 캐리력이 뛰어나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오늘 BLG와의 대결에 대해 패배했던 지난 경기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패배했던 지난 12일 경기) 당시에는 저희가 준비한 티어 정리에서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현재는 더 잘 준비된 상태기 때문에 저번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BLG와의 대결 승부처로는 '미드 라인'을 꼽았다. 그는 "BLG 모든 선수가 위협적이지만 미드 라이너 '나이트' 줘딩 선수가 잘하면 모든 라인이 탄력을 받는다"라며 "현재 라인 스와프 등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미드 라인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코치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대한 선수들이 식사나 밴픽 회의를 마치면 휴식을 취하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선수들이 잠도 잘 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T1은 오늘 승리할 경우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5전 3선승제 다전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끝으로 남은 상대가 한국과 중국 리그 1등 팀인 게 부담이 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 코치는 "두 팀 모두와 이미 붙어본 전적이 있어서 오히려 자신 있다"라며 "(당시 경험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승리로 보여주면 될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계속해서 1시드를 만나서 경기하고 있는데 남은 두 경기도 승리해 MSI 우승컵을 팬분들께 안겨드리겠다"라며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우승에 대한 의지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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