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뺑소니 의혹 속 예정대로 콘서트를 강행한 가수 김호중(33)이 18일 팬들 앞에 서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가요계에 따르면 김호중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전국투어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에서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호중의 이런 말에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그를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날 콘서트가 처음이다. 김호중은 숱한 논란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어떤 심경도 밝힌 바 없다. 다만 소속사 측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을 뿐이다.
그는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운전 의혹 등 꼬리를 무는 의혹에도 이번 콘서트를 강행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공연이 열린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 주변은 그를 여전히 지지하는 팬들로 공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연장 주변 주차장은 경기와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팬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로 들어차 있을 정도였다.
팬들 대부분은 50대 이상 중·장년층 여성으로, 김호중 팬덤 색깔인 보라색 옷을 입고 공연장 인근에 마련된 포토존에 긴 줄을 서는 등 콘서트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눈치였다.
일부 팬들은 "본인도 얼마나 속상하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했으며 객석 곳곳은 비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의 인스타그램에는 "콘서트 예매를 했는데 (지금) 취소하려니 수수료가 10만원 넘는다"며 공연 자체를 취소해 달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으나 소속사는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인터넷 예매 기준 이날 공연 관람 가격은 VIP석이 23만원, R석이 21만원이며 공연 당일 예매 취소가 불가능하며 하루 이틀 전 취소할 경우 수수료가 티켓 금액의 30%라고 안내돼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이동한 뒤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고 후 17시간 뒤에야 출석했다.
김호중이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음주운전 의혹이 일었고, 경찰은 18일 새벽 그가 사고 전 방문한 유흥주점을 압수 수색을 했다.
이후 여러 보도를 통해 그가 유흥주점에 가기 전에도 식당 등에서 다른 연예인들과 술을 겸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열되는 형국이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사고를 내기 전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주류를 곁들여 식사한 사실이 파악됐다. 김호중은 같은 날 오후 6시에 일행과 함께 식당을 찾아 음식과 함께 소주 약 5병, 음료수 3병 등을 주문해 나눠 먹었다. 이후 약 1시간 30분 뒤에 식당을 떠났다. 다만 룸에서 식사했기에 실제 김호중의 음주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 후 김호중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유흥주점 방문했다.
김호중이 유흥주점에서도 음료수만 마셨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경찰은 김호중이 사고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사고 전 음주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김호중의 소변 감정 결과를 전날 오후 전달받았다.
국과수는 '김호중이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에 비춰볼 때 음주 판단 기준 이상으로 음주 대사체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김호중이 왜 음주운전이 아님에도 뺑소니를 친 후 매니저에 자신의 옷을 입혀 운전자 바꿔치기를 했는지, 어째서 사고 후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호텔에 피신해 있다가 17시간 지난후 음주측정을 했는지, 증거가 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했는지…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는 '진짜 진실'은 경찰의 수사를 통해 드러나게 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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