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기술 혁신이 강점이다. 최전선에는 각 주지사가 있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각종 기업 지원 제도를 마련해 각 나라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가장 큰 투자자는 일본이다. 미국 전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무리한 요구를 막는 ‘방패’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쿠퍼 주지사는 2017년 12월 일본을 극비리에 방문해 도요타자동차 경영진과 만나 공장 유치를 추진했다. 당시엔 앨라배마주와의 경쟁에서 졌지만, 이후에도 도요타 측과 접촉을 거듭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에 성공했다.
미국 공장의 과제 중 하나는 인력 확보다. 쿠퍼 주지사는 “졸업 후 바로 도요타 공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칼리지(공립 2년제 대학)와 고등학교에 특별과정을 개설했다”며 도요타를 설득했다.
후지필름은 기시다 총리 방문 기간 중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쿠퍼 주지사는 지난해 가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총리가 먼저 전화를 걸어 (쿠퍼 주지사가 본인에게) 들르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라 켈리 캔자스주 주지사는 투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관련 “전례 없는 지원책을 주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공화당, 민주당 의원들이 거의 밤을 새워가며 신속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캔자스주는 보육 시설과 도로 건설, 전력 공급 등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미국 50개 주 가운데 10곳 이상의 주지사가 일본을 방문해 많은 기업을 찾았다. 일본은 영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2019년 세계 최대 대미 투자국이 됐다. 특히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은 일본이 가장 많다. 마루베니 경제연구소 측은 “프린지 베네핏(임금 외 혜택)을 포함하면 일본계 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의 하이테크 마찰로 미국이 일본 등 동맹국과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팀 왈츠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일본 기업은 환영한다. 중국 기업은 안 된다”고 단언할 정도다.
미 상무부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중서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11개 주에서 일본계 기업의 고용자 수가 외국 기업 중 1위였다. 약 96만명이 일본계 기업에서 일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11만2800명)와 텍사스주(7만5900명) 등 인구가 많은 주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주지사가 민주당인지, 공화당인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여론이다. 미국 보수계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측은 “중요한 건 주지사가 바이든이나 트럼프에게 ‘일본 기업의 투자로 지역이 풍요로워졌다’고 말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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