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도 가격이 500억원 미만인 꼬마빌딩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거래량은 적은 편이지만 서울 꼬마빌딩 매매가격(대지면적 기준)이 3.3㎡당 평균 87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높다. 초역세권, 강남·성수 등 핵심 업무지역을 중심으로 자산가와 영리치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꼬마빌딩 거래 가격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울 지역의 꼬마빌딩 매매가격은 2020년 1분기 3.3㎡당 5944만원에서 2021년 1분기 7129만원으로 급등했다. 당시 아파트 규제가 강화하면서 풍선효과로 꼬마빌딩 매수세가 불붙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도 마찬가지다. 2022년 1분기 3.3㎡당 8021만원, 작년 1분기 8291만원을 나타냈다. 올 1분기엔 8781만원으로 90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1분기 3.3㎡당 매매가격이 가장 높았던 물건은 중구 명동의 대지면적 101㎡짜리 꼬마빌딩이었다. 3.3㎡당 7억500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이 건물은 의류 쇼핑몰을 로레알에 6000억원에 매각한 김소희 전 스타일난다 대표가 매입했다. 김 전 대표는 이 건물을 포함해 명동에만 꼬마빌딩 4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 꼬마빌딩(대지 134㎡)은 182억원, 3.3㎡당 4억4800만원에 팔렸다. 신촌역 인근의 또 다른 꼬마빌딩(대지 93㎡)도 90억원(3.3㎡당 3억1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점쳐지면서 꼬마빌딩의 투자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빌딩 투자도 다시 활발해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강남권 고급 아파트 매매가가 가구당 1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크게 오르면서 꼬마빌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 ‘똘똘한 아파트’에 이어 ‘똘똘한 꼬마빌딩’을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정경진 밸류맵 시장분석팀장은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거래량이 감소하면 가격이 내려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꼬마빌딩은 거래량이 줄어도 가격은 오히려 오르는 추세”라며 “투자자가 고금리에 익숙해진 데다 금리 인하도 예정된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꼬마빌딩 매수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기에 역세권 등 핵심 입지 매물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조언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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