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95.0(2020년=100)을 기록했다. 3월 말 96.7에서 1.7포인트 내렸다. 작년 5월 말 94.1 후 약 1년 만의 최저치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지녔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주요 교역국과의 화폐가치 차이,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간주한다. 현재 기준연도는 2020년이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68.1, 글로벌 금융위기 때 78.7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근래에는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00을 웃돌다가 이후 90대 중반을 맴돌고 있다.
지난달 실질실효환율이 더 내린 것은 환율이 일시적으로나마 달러당 1400원대를 기록하는 등 고환율이 지속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경제가 강건한 미국의 실질실효환율이 108.4에서 109.8로 상승한 가운데 원화 가치와 동조화되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가치가 각각 0.82포인트, 0.05포인트 하락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BIS가 조사하는 60개국 중 지난달 실질실효환율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멕시코(141.7)였다. 미국 근처에 공장을 세우려는 ‘니어쇼어링’ 수요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하위는 일본(70.0)이었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태국(91.2), 중국(91.7), 노르웨이(93.7) 등이 뒤를 이었고 한국은 아홉 번째로 통화가치가 저평가된 국가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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