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64세로 늘려달라는 요구안을 사측에 제출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함께 주4.5일 근무제도 처음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최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정년 연장을 넣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국민연금 수령 나이가 현재 63세에서 2033년 65세로 연장되는 점을 감안해 정년(만 60세)을 만 64세로 늘려달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예정된 기아 노조도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는 격년으로 임금협상과 임금단체협상을 번갈아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는 임금협상을, 기아는 근로조건과 복지 등이 포함된 임금단체협상을 한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만 예정된 해인데도 △정년 연장 △신규인원 충원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상여금 900% 인상 △미래산업 고용 안정 △해고자 원직 복직 등 임금과 관련 없는 사항을 별도 요구안으로 만들어 제출했다. 임금과 관련해선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을 대폭 올리기 위해 정년 연장 등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사항을 협상카드로 내건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가 정년 연장 논의에 들어가면 다른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노조와 LG유플러스의 2노조 등도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연장하는 안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 요구안의 당위성과 예산 소요 등을 분석한 뒤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는 임금협상만 예정된 데다 정년 연장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기업 제조원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청년 고용과도 직결된 사안”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한 현대차 노사는 오는 23일께 상견례를 한 뒤 올해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아 노조는 이달 말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확정해 사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