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정년 60세 퇴직 후 재고용한 시니어 인력의 급여를 높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스즈키자동차는 올해부터 재고용한 직원의 급여를 현역 수준으로 인상했다. 베어링 업체 일본정공과 납축전지 기업 GS유아사도 시니어 직원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처우를 개선해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1년 시행된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에 따라 일본 기업은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정년 연장보단 대부분 재고용 형태로 실천하고 있다. 고령자 재고용의 경우 비정규직이며, 급여도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스즈키는 60세 이상 재고용 직원의 기본급을 현역 수준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만들었다. 정년(60세) 전과 같은 업무를 맡는 것을 조건으로 65세까지 재고용하면서 기본급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60세 이상~65세 미만인 약 1200명이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일률적으로 급여를 삭감했다.
정년 연장은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 스즈키는 “환경 변화를 고려해 현행 60세 정년 틀 안에서 개선했다”고 밝혔다. 기술이 뛰어난 시니어 직원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재고용 직원에 대한 임금 인상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GS유아사는 2년 만에 재고용 직원에 대한 기본급을 올렸다. 일률적으로 월 1만4000엔, 현역 직원과 같은 금액으로 인상했다. 일본정공도 시니어 사원의 기본급을 월 8000엔 올렸다.
올해 3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 수)은 1.28배로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시장에서 50세 이하가 감소하고, ‘버블 세대’에 해당하는 60세 전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2023년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대비 14만명 증가한 1468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1.8%를 차지했다. 65~69세 취업률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일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전기설비 업체 스미토모전설은 지난해 말 70세였던 재고용 상한 연령을 폐지했다. 도호쿠전력은 65세인 고용 상한 연령을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70세로 상향 조정한다. 도요타자동차는 8월부터 일부 직종에 한정했던 65세 이상 재고용을 전 직종으로 확대한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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