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황현희 호소에 막히자 이번엔…증권사 '발칵'

입력 2024-05-21 07:59   수정 2024-05-21 08:04



방송인 송은이, 황현희 등 유명인들의 사칭 피해 호소에 연예인을 내세우는 투자리딩방(투자추천 대화방) 사기 수법이 알려진 가운데, 증권사 사칭으로 그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삼성증권, 하나증권, 토스증권 등 유명 증권사를 사칭한 리딩방 광고가 인터넷상에 대거 돌아 해당 증권사에서 급히 당국 신고와 이용자 공지 등의 조처를 했다.

사기를 벌이는 일당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광고 등에서 증권사 이름을 버젓이 내걸거나 사명을 교묘히 바꾼 계정을 내세워, 임직원 행세를 하며 피해자를 리딩방에 초대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증권사가 사명 도용 사례를 파악해 해당 게시물 차단에 나서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현행법상 선제 대응은 불가하다. 국내법상 개인이나 법인을 사칭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기 때문. 문제가 생긴 후 금융 사기나 업무 방해 등 실제 다른 범죄의 위험이 있다는 점을 세세하게 증명하는 '사후 대응'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불법 리딩방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바람잡이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고, 돈을 가로챈다. 가짜 매매 앱을 창구로 두고 여기에 거액을 넣은 투자자가 출금을 시도하려고 할 때 잠적하는 방식이다. 수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증권사 등 금융사와 전문가·인플루언서를 사칭한 사기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지만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사칭 사기 건수는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만 1000건이 넘고 피해액은 1200억원을 넘어섰다.

송은이, 황현희와 김미경 강사,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주진형,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 등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이하 유사모)을 결성하고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방송인 유재석, 홍진경, 유튜버 도티 등 유명인 총 137명이 성명에 동참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함께 최근 급증하는 온라인상의 각종 사칭 피해에 대해 제1호 이용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러면서 불법행위가 확인되고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 금융감독원과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플랫폼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글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예고에 이어 메타는 계정 영구 정지를 경고했고, 네이버는 전담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다만 이러한 대처로는 금융사 사칭 사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 내부적으로 자구책을 고심 중이라고 알려졌다. 토스증권은 사칭 범죄를 방지하고자 외부 보안 업체를 따로 고용해 모니터링 작업을 펼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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