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아시아나항공에서 적립한 마일리지로 항공권 좌석을 업그레이드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마일리지를 쓸 때도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예약하는 과정과 똑같은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좌석 승급을 위해 예약센터에 최소 두 번은 전화를 걸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21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마일리지로 좌석 승급을 하려면 우선 예약센터에 전화부터 걸어야 한다. 여행 일정에 비즈니스로 승급 가능한 좌석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우선. 좌석이 있는 경우 일단 예약을 걸어두고 해당 일정에 맞춰 승급 가능한 이코노미 항공권을 결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예약센터에 전화를 걸어 구매한 항공권과 미리 예약한 좌석 승급한 항공권을 '연결'해달라고 직접 요청해야 좌석 승급이 가능한 구조다.
실제로 올 여름 뉴욕 여행을 계획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그동안 모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좌석 업그레이드에 사용하기로 했다가 마일리지 사용의 불편함을 체감했다.
A씨는 "덜컥 승급 가능한 이코노미 좌석을 구매했다가 해당 일정에 좌석이 없으면 비즈니스 업그레이드를 시도조차 못하고 돈만 날릴 뻔 했다"면서 "홈페이지나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느 날짜에 승급 가능한 항공권이 몇 장 남았는지 알 수 있으면 좋을텐데 예약센터에 일일이 전화해서 물어봐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항공편마다 좌석 승급이 가능한 좌석이 몇 석인지는 '대외비'라 공개되지 않는다"며 "시스템 호환 운영이 어려워 해당 기능(온라인상 마일리지 활용 좌석 업그레이드)을 미지원하고 있는데, 시스템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일반석 구매+프레스티지석 승급'을 선택하면 일반석 유상 구매(승급 좌석이 있을 시)와 마일리지 차감을 동시 진행해 상대적으로 프레스티지석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좌석 승급 항공권으로 항공권 예약을 시도할 때부터 탑승 일정에 좌석 승급 가능한 항공권이 몇 자리 남아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항공권을 예매하면 번거로운 절차 없이 바로 마일리지로 좌석 승급이 가능하다. 2021년 1월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이 임박하면서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들은 가능한 빨리 소진하려는 추세다. 각 사가 보유 중인 마일리지를 통합할 때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자에게 다소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소비자 피해가 적은 방향으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1대 1 비율로 같은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통합 전에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사용하려는 이들이 많은데 정작 사용은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한 누리꾼은 "통합 전에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쓰려 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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