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며칠 사이에 당원 1만명이 줄탈당하는 등 당내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후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직전 조사보다 6.1%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5월 둘째 주) 대비 6.1%포인트 떨어진 34.5%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2.3%포인트↑)에서만 지지율이 올랐고, 그 외 권역에서는 모두 하락했다. 또 모든 연령대에서, 진보·중도·보수층 모두 지지율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당 지도부는 이념성향이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에서 당 지지율이 9.4%p 하락한 점에 주목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장 선출이 몰고 온 후폭풍이 너무 거세다"며 "당원들은 탈당하고 지지율은 빠지고 큰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과 지지자들은 윤석열 정권과 맞짱 뜨는 통쾌감을 추미애를 통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라며 추 당선인 탈락에 지지층이 반발했다고 봤다.
의장 경선 이후 지금까지 탈당 신청을 한 민주당원은 1만5000명이며 탈당이 확정된 인원만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비명계 내에선 지지율 하락을 국회의장 후보 선출 때문으로 보는 건 잘못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성 당원에 휘둘리는 모습은 오히려 중도층 민심에 좋지 않다는 것.
박원선 새로운미래 전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직까지 이렇게 임명하듯이 일방적으로 분위기가 한쪽으로 쏠려서 가는 거는 이게 민주당을 위해서 좋지 않는다는 균형 감각이 작동한 것 같고 특히 재선 이상 의원들은 지난여름에 추미애 의원이 했던 일들을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안정감이 떨어진다. 국회의장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또한 "추미애 개인에 대한 의원들의 비호감도가 후보 탈락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장 소장은 "의총장 들어가는 입구에서 박찬대, 추미애, 우원식 이 세 분이 서가지고 인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일 앞에서 의원들이 오면 악수했다. 그때 인사를 하면서 그 손을 잡고 추미애 후보한테 막 웃으면서 소개해주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의총장에서 보니까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의원들이 했을 수도 있다. 이게 추미애 의원으로서는 상당히 좀 앞으로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위축되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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