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쿠팡처럼"…컬리, 9년 만에 드디어 첫 '흑자'

입력 2024-05-21 11:10   수정 2024-05-21 12:03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체 컬리가 회사 창립 9년 만에 별도기준 영업이익으로 첫 분기 흑자를 냈다고 21일 밝혔다. 2015년 회사 설립 이래 달성한 첫 영업익 흑자다. 실적 개선을 토대로 한 컬리의 기업공개(IPO) 추진 여부와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컬리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으로 5억2570만원의 영업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1일 공시했다. 컬리가 분기 흑자를 거둔 것은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71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5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다만 연결 기준으로 보면 1분기 매출은 5392억원이지만 영업손실 1억9000만원으로 적자 상태다.

컬리의 분기 흑자는 이번이 최초라는 게 포인트다. 앞서 1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쿠팡처럼 '계획된 적자'를 끝내고 이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는 첫 분기 흑자에 대해 일시적 효과가 아닌 근본적 손익 구조 개선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컬리는 실적 개선을 위해 운반비·지급수수료 등 비용을 줄였다. 운반비·지급수수료 등이 포함된 비용은 1분기 638억원으로 6% 감소했다. 대형 물류센터 2곳을 신설하면서 물류비도 개선했다. 지난해 상반기 문을 연 경남 창원, 경기 평택 물류센터의 생산성 증대와 서울 송파 물류센터 철수 등을 통해 물류 운영 안정화, 최적화를 이뤄 주문 처리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수수료 기반의 판매자 배송(3P)과 컬리멤버스, 물류대행 등의 사업에 집중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1분기 3P 거래액은 작년 1분기보다 5배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뷰티컬리 거래액도 34% 늘어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그 결과 컬리의 1분기 전체 거래액은 7362억원으로 13% 증가했다.

컬리는 “올해 수익성 극대화 전략보다 현금 흐름상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고 유입된 현금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고객 쇼핑 편의성 확대와 활동성 강화에 투자하고 신사업 발굴과 샛별배송 권역 확장 등도 지속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컬리는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했다고 평가받아 왔지만 장기간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간 연 2조원대 매출에도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 2020년 1163억원, 2021년 2177억원, 2022년 2335억원, 2023년 14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었다. 컬리는 1분기 흑자를 내면서 올해 연결기준 연간 흑자 기대감도 키우는 분위기다.

컬리는 IPO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려 했으나 경기 불황과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지난해 1월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이번 분기 흑자 달성으로 컬리가 IPO에 재도전할 여력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컬리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IPO의 경우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주간사 등과 긴밀히 협의해 좋은 타이밍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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