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관련 보완 요구를 받은 HLB가 2거래일 연속으로 하한가를 기록하자 일부 투자자들이 '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섰다. 일부 '큰 손' 투자자들도 이에 동참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HLB그룹주의 신용공여를 제한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전날 HLB를 66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17일 HLB가 신약 관련 보완요구 사실을 밝히면서 하한가로 내려가자 개인은 이날 3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불과 1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개인은 전날 27.3% 급락한 HLB제약도 8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HLB그룹주들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반등을 노리고 하한가 따라잡기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한가 따라잡기란 가격 제한 폭까지 내린 하한가 종목이 반등하는 것을 기대하고 매수하는 단타성 매매 기법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HLB는 3%, HLB제약은 6% 반등 중이다. HLB글로벌과 HLB생명과학 등 일부 그룹주들도 지난 17일 하한가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HLB그룹주들이 한꺼번에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이른바 '큰 손'들도 단타 경쟁에 참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개장 직후 HLB가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떨어지자 교보증권을 창구로 한 매수 주체가 200만주 가량을 사들였다. 이후 약 9시20분경 주가가 소폭 반등하자 교보증권을 창구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는 다시 내려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하한가 사태에서도 교보증권을 창구로 한 투자자가 하한가 따라잡기로 큰 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며 "업계에선 교보증권 광클맨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서자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HLB그룹주에 대해 신용공여 제한에 나섰다. 전날 하이투자증권은 HLB,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제약에 대한 위탁증거금률을 기존 60%에서 100%로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17일 HLB바이오스텝, HLB파나진, HLB이노베이션의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다.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도 HLB파나진의 신용공여를 제한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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