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여행 트렌드가 많이 바뀌어서 잘 알려진 곳들을 가는 '도장 깨기' 식보다는 내가 정말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우선이 되잖아요. 제주도 동쪽을 발견하는 중심지이자 베이스캠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이번 재개장의 핵심입니다."
김민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는 지난 20일 해비치 리조트 제주 재개장 기념 간담회에서 "관광객이 찾는 장소는 대부분 제주 서쪽에 치우쳐 있다. 우리는 제주 동쪽에 있는 아주 작고 예쁜 것들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재단장을 진행했다"며 "리조트를 단순히 자러 오는 공간이 아닌, 제주를 찾는 목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동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프리미엄 리조트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720억원을 들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오는 29일 개장한다. '이를 통해 스테이케이션(머물다+휴가) 리조트'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인구구성과 라이프스타일, 여행 패턴 등이 변화한 가운데 내국인 수요를 잡아내기 위한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런 취지로 리조트 투숙객이라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아침 바람을 맞으며 표선 해안가를 달리는 '선라이즈 런'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바이크 라이딩',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레킹', '선셋 요가'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선셋 요가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부터 시작해 긴장된 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전문 강사가 아로마테라피도 진행한다. 투숙객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리조트 내 고객 경험(CX)팀도 신설할 계획이다.
원영욱 호텔사업부장 겸 총지배인은 "'어떻게 하면 이곳에 오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가 최대 과제였다. 기존 투숙객들을 보면 관광형이 아닌 체류형, 오롯이 휴식만을 위해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해비치 주변의 자연이 최고 장점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더 디테일하게 제공하면 최상의 휴식을 제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화로운 휴양지 분위기를 담아낸 것도 특징. 리조트를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더욱 돋보이도록 절제된 톤과 디자인을 적용해 '제주의 풍경을 담은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 관계자는 "원자재의 인위적 가공은 최소화하고 자재 본연의 물성과 깊이를 살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멋스러워질 소재들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시설은 10가지 타입의 스위트 객실 총 215개와 레스토랑 3개, 라운지, 야외 수영장 등을 새롭게 조성했다. 모든 객실은 기존의 주방 공간을 최소화하는 한편 거실과 침실 공간을 확대하고 분리해 특급 호텔 스위트급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기본 객실 실평수가 호텔 스위트룸 크기에 맞먹는 63m²로 더 넓은 공간감을 제공한다.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야외 수영장은 사계절 온수 풀로 변경했다. 바닷가와 가까운 곳에는 선베드와 카바나를 설치했다.
식음료 역시 리조트 내부에서 즐길 수 있게 레스토랑을 신설하고 강화했다. 제주산 식자재와 제철 해산물들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와 정통 간사이(관서)식 스키야키를 제공하는 '메르&테르' 레스토랑이 대표적이다. 기존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정통 이탈리안 퀴진을 맛볼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바꿨다. 그릴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는 고품질 육류뿐 아니라 다양한 한식 반상 메뉴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인다.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했다. 컨시어지와 인룸다이닝 등을 도입해 고객 환대 및 편의 서비스를 강화한 것은 물론, 100평(330m²) 규모 프리미엄 서비스 공간인 '모루 라운지'를 신설했다. 모루 라운지는 마스터 스위트 이상 객실의 투숙 고객 및 라운지 전용 패키지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고품격 서비스 공간이다. 익스프레스 체크인과 체크아웃 서비스, 조식과 간단한 점심 식사, 쿠키와 차, 저녁 시간의 무제한 주류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 관계자는 "20년 전에는 3대 가족이나 친인척들과 함께 와서 객실에서 숙식하는 것이 리조트 이용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었다면, 이제는 리조트나 숙소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게 달라졌다"며 "해비치 리조트 자체가 제주의 대표적 휴양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변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제주=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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