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할인) 행사한다고 해서 왔는데 참외, 토마토 가격이 전보다 더 내려간 것 같아 이걸로 샀어요."
지난 2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매대 앞에서 과일을 고르던 40대 주부 최모 씨는 "그동안 비싸서 과일 사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이제 가격이 좀 내려가는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동안 고공행진하던 국산 과일 가격이 진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여름을 대표하는 과채류인 참외나 토마토 가격이 전월보다 큰 폭으로 내린 데다 곧이어 나올 제철 과일 작황이 좋아 공급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5월1~17일 평균 농산물 소비자가격은 총 27개 품목 중 16개 품목이 하락했다. 토마토(5kg 기준)는 전월 대비 21.43% 내린 2만4411원, 참외(10개 기준)는 26.28% 떨어진 2만3938원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5월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긴급 가격안정대책이 추진돼 채소류와 수입 과일 중심으로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외는 이달 출하량이 늘면서 전월보다 239% 늘어난 일평균 336t이 가락시장에 반입되고 있다. 주요 출하지인 경북 성주 등의 생육 상황이 양호한 편이라 공급이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토마토는 이달부터 기온이 오르며 작황이 회복돼 물량이 늘었다. 4월 상순 일평균 198t에 머무르던 반입량이 5월 상순에는 254t까지 늘었다. 강원 지역에서도 출하가 시작되면서 물량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제철과일은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게 일반적이라 가격 안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정부의 수입과일 할인 공급까지 이어지면서 수요 분산 효과로 과일류 전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5월부터 물량 자체가 많아지면서 소매 평균가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복숭아가 본격 출하되는 6월부터는 소비자들이 국산 과일을 더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일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든 건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4월 생산자물가는 전달보다 0.3% 올라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러 품목 중 농림수산품은 3.0% 하락했다. 농산물이 4.9%, 수산물이 4.2% 각각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풋고추(-47.4%), 오이(-44.2%), 고등어(-41.5%) 등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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