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2일 16: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들이 자금 회수(엑시트)를 하지 못하는 적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형 운용사(GP)들이 산업 전문 역량에 따라 PE의 수익성 차별화로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이승준 골드만삭스에셋매니지먼트 한국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PE 포트폴리오를 보면 자금 회수 적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투자 후 6~8년이 지난 시점을 PE의 포트폴리오 매각 적기로 보는데, 이 시기에 놓인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전체의 40%를 차지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엑시트 적체 현상은 시장 밸류에이션(가치)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엑시트 가치는 장부 가치 대비 23% 높은 상태라 추가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때 PE들이 엑시트 적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이 대표는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 에비따(EBITDA·상각전영업이익)를 맞추기 위해 2.2년을 더 기다리거나, 볼트온, 실적 개선을 위한 적극 행보를 보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보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PE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PE 투자수익률 원천은 매출 성장과 이익률 개선, 인수금융 등으로 구성되는데, 앞으로 금융 기법보단 체질 개선이나 산업 전문성, 최신 경영기법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골드만삭스를 포함해 대형 GP들이 경쟁적으로 산업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협업 모델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 결과에 따라 향후 10년간 PE의 성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테마에 대해 “2년 전 출시된 챗 GPT가 현재의 방향으로 활용될지 알 수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어떻게 변화할지 알기 어려워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AI 섹터는 투자보다 이미 투자해놓은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적극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헬스케어에 대해서는 “병원이나 의원처럼 사후 처리를 위한 테마보다 사전에 관리해주는 기업들이 앞으로 많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중산층 확대에 따른 소비재 고급화 현상, 일본 대기업의 구조조정 본격화, 국가별 1등 기업의 글로벌화를 주요 투자 테마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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