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소스는 케첩과 마요네즈 등 음식에 뿌려 먹거나 찍어 먹는 ‘테이블 소스’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엔 마라샹궈, 고추잡채, 마파두부 등 ‘요리용 소스’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즉석밥과 채소, 고기 등 몇 가지 재료만 있으면 가정에서도 소스를 활용해 손쉽게 근사한 한 끼 요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스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는 곳은 샘표다. 샘표는 2021년 아시안푸드 전문 소스 브랜드 ‘티아시아’를 론칭한 데 이어 올 3월엔 모던 중식 브랜드 ‘차오차이’를 선보였다. 샘표는 원래 간장과 고추장, 된장 등 장류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2019년 장류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자 이후 HMR 소스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소스류 1위’ 오뚜기는 올초 마라탕과 튀김, 떡볶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산초&고추’ ‘양파&산초’ 등 마라장 2종을 내놨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0일 요리소스 HMR 브랜드 ‘요리킥’을 리뉴얼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화요리 제품을 마라샹궈와 고추잡채, 마파두부 등 3종으로 재편했다. 또 갈릭키마카레, 버터치킨카레 등 일식카레 제품 2종은 새로 출시했다.
라면업계에서는 글로벌 히트작 ‘불닭볶음면’을 보유한 삼양식품이 불닭소스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KFC와 협업해 ‘불닭 칠리 슈퍼박스’를 선보였다. 농심은 ‘짜파게티’와 ‘배홍동’ 소스, 팔도는 ‘틈새라면’의 매운맛을 담은 ‘틈새소스’와 ‘틈새소스 핫소스’를 판매 중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선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1월 ‘K1 핫소스’ 3종을 미국 아마존에 출시한 데 이어 2월부터는 ‘K1 가정용 치킨소스’ 3종을 국내에 내놨다. CJ프레시웨이 등 급식업계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소스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국내외 소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소스류 출하액은 2019년 3조507억원에서 2022년 4조113억원으로 3년 새 31.5% 증가했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추세를 고려하면 4조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세계 소스 및 조미료 시장 규모가 2021년 369억달러에서 지난해 410억달러로 늘었고, 2030년에는 59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식품기업들의 소스류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소스류 수출액은 2013년 1억8500만달러에서 지난해 3억8400만달러로 10년 새 두 배 넘게 늘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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