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등 과일 산지 직거래, 해외 직소싱…유통혁신으로 '고물가 파고' 넘는 킴스클럽

입력 2024-05-22 16:09   수정 2024-05-22 16:10


전국 30여개 매장을 둔 이랜드킴스클럽의 유통 철학은 ‘EDLP(Everyday Low Price·상시 저가 판매)’이다. 물가 변동 폭이 큰 신선식품 분야에서 EDLP를 고수하기 위해 지난 10여년 간 신선식품 유통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데 매진했다.

이랜드킴스클럽은 10여년 전부터 산지 직거래를 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입 과일은 100% 직소싱 유통으로 전환하고, 한우 농가 및 전복 계류장은 직접 운영하는 유통 혁신으로 초단거리 유통 구조를 완성했다는 게 이랜드 측 설명이다.

이런 전략은 최근 이어지는 고물가 시대에 특히 빛을 발한다. 못난이 사과가 대표적이다. 2013년 출시 후 10년 넘게 일반 사과의 반값으로 판매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초 사과값이 급격히 오르며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플레이션’이 도래한 가운데 이랜드킴스클럽의 1분기 못난이 사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올랐다.

이랜드킴스클럽 관계자는 “산지 직거래 및 해외 직소싱 2단계 유통 구조부터 생산과 판매를 일원화한 직접 운영까지 초단거리 유통을 정착시키고 있다”며 “단순화한 유통 구조를 통해 상품 및 가격 경쟁력을 고객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킴스클럽 철학”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부터 산지 각 지역에 저장 센터를 설립한 것도 EDLP를 가능케 했다. 농가 혹은 지역 공판장에서 원물을 저렴하게 구매해 저장 후 판매하고 있다. 사과 역시 영주에 사과 전용 저장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랜드킴스클럽이 확보한 사과는 총 500t 규모다. 계열사인 농업법인 맛누리를 통해 저장 센터를 직접 설립함으로써 중간 단계를 없앤 농민-유통업체-고객이라는 단순 유통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랜드킴스클럽의 산지 MD는 월요일에만 본사에 출근하고 나머지 요일에는 산지 센터로 출근해 원물 품질관리 및 상품화 과정을 직접 컨트롤한다. 사과의 시세 변동을 예측해 비축물량의 규모를 얼마만큼 구매할지 결정한다.

수입과일에 대해서도 100% 직소싱 유통 체계를 구축했다. 대형 마트에서 수입 과일은 통상 벤더사(중간 업체)를 통해 상품을 공급받고 일부만 직소싱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직소싱하면 중간 단계를 없애 가격이 저렴해지고 품질도 보장된다.

이랜드킴스클럽은 100% 직소싱 수입 과일을 유통하기 위해 시흥에 자체 수입과일 전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용 센터를 통해 오렌지, 망고, 자몽, 바나나 등을 들여와 단기 비축 후 공급하는 유통 구조를 확보했다. 직소싱한 수입 과일은 곧바로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돼 킴스클럽으로 배송된다.

이랜드킴스클럽은 품질이 우수한 에콰도르산 바나나를 3290원에 유통하고 있다. 에콰도르 대규모 농장으로부터 직접 들여오는 고품질 바나나다. 지난해 2월 에콰도르 정부 기관인 프로에쿠아도르와 협력해 이 농장과 직거래를 성사시켰고, 고품질의 바나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매주 직소싱으로 들여오는 바나나 물량은 평균 40t 정도다.

오렌지도 지난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농가와 직유통 거래하고 있다. 현지에 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MD가 상주하면서 농가의 패킹장에서 오렌지 품질을 체크하고, 이를 한국으로 들여온다. 이랜드킴스클럽은 지난 17일부터는 12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블랙라벨 오렌지(특)를 10개 9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20~3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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