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지도부'를 구성한 개혁신당이 전당대회와 관련한 내부 갈등을 드러냈다. 당 대표로 선출된 허은아 대표(38.38%)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이기인 최고위원(35.34%)이 전대 과정에 "숨은 반칙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다.
이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당대회에 대해 언급하며 "무엇보다 숨은 반칙이 좀 있었다"며 "후보에게 점수를 부여하는 평가단과 특정 후보 간 알 수 없는 목적으로 사전에 접촉했음이 밝혀졌음에도 당과 선관위는 재발 방지 요청이라는 솜방망이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정 후보가 미리 만난 평가단이 "기자 4명"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학생 및 기자단 평가 과정 역시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가장 심각한 것은 투표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당원들이 있다는 것"이라며 "제게만 무려 40분이 넘는 당원이 지속적인 오류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민원을 전달해 줬는데 이 과정에서 당의 대응은 속수무책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런 엉망인 전당대회를 선사해드려서 한없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일은 저를 포함한 지도부뿐 아니라 당직자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을 하는 동안 이 최고위원의 옆자리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허은아 대표가 자리하고 있었다.
허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최고위원의 발언과 관련 "동의하지 않는다. 제가 할 말이 더 많지만..."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이 위원의 지적에 관해) 내부적으로 논의는 없었다"며 "우선은 저희는 일하는 2기 최고위가 되려는 거라서 그 부분에 대해 문제없다면 (이 위원이) 동의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날 이주영 당선인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하고, 김철근 사무총장을 연임하는 등 주요 당직자에 대한 인선을 마쳤다. 당 대표 비서실장은 곽대중 전 개혁신당 대변인이, 수석대변인 김성열 전 개혁신당 조직부총장이 맡는다.
이 최고위원은 이 같은 인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분명 오늘 열린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현 사무총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인선 과정에서도 내부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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