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한 의원은 김웅·안철수·유의동 의원 등 3명에 불과하지만,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찬성 이탈표'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찬성표를 예고한 세 명의 의원 외에도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석에서 '찬성 느낌'을 준 의원들이 다수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양심이 살아있는지, 정의가 살아있는지 이번 표결로 보여줄 것"이라며 "만약 (이탈표가) 17명이 안 돼서 재의결에 실패한다면, 22대 국회가 구성되자마자 첫 번째로 채 상병 특검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개혁신당도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힘을 보태는 상황이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 113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진정 안보와 국방을 중시하는 정당이라면 해병대 병사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것에도 가장 적극적이어야 정상"이라며 "대통령실이 연루된 의혹이 짙은 특검을 거부했다는 측면에서 가장 비겁한 거부권이자, 스무살 해병대 병사의 사망사건과 관련된 특검을 거부한 측면에서 가장 추악한 거부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모두에게 메시지를 발송해 설득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서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된다"며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해주시길, 용기를 내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 의원은 개별적으로 여권 의원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정치권에서는 이탈표가 17표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22대 총선에서 낙선·낙천하거나 불출마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의 수는 58명인데, 이들 중에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이탈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22대 국회와 관련이 없는 이들은 원내지도부가 표 단속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꼽힌다.
특검법이 재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구속 수감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의원 수는 295명으로, 이들이 모두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찬성표는 197표가 필요하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수는 180석, 국민의힘 등 범여권은 115석으로, 여권에서 17명이 이탈하면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 부결을 위한 표 단속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채 상병 특검법은 28일 민주당이 개의를 강행하고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개최할 경우,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원이 모여서 당론으로 (부결) 의사를 관철하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자(고 했다)"고 밝혔다.
또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제가 모든 의원님을 전화나 개별 만남 등을 통해 접촉하고 있다"며 "중진 의원님들도 각자 그런 부분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활동하고 뜻을 모아주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 의견을 밝힌 세 의원에 대해선 "두 분은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뜻을 표명하셨고, 한 분은 정확한 의사를 아직 직접 듣지 못했다"며 "저를 포함한 여러 의원께서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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