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유럽 부동산 투자 적기…日요양시설도 유망"

입력 2024-05-22 18:20   수정 2024-05-23 01:16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은 유럽 부동산 시장에서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릴 투자처가 눈에 띕니다.”(브루노 드 팜펠론 티케하우캐피털 회장)

“290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하는 일본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투자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스티븐 배스 누빈자산운용 선임매니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유망한 부동산·인프라 투자처로 유럽 노후 부동산, 일본 노인요양시설, 글로벌 데이터센터, 호주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등을 꼽았다. 콘퍼런스 이틀째인 이날은 국내외 80여 개 투자회사의 대체투자 전문가 약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인프라’ 세션이 진행됐다.
○“유럽 바닥 지났다…재건축 시장 주목”
이날 참석자들은 유럽 부동산 시장이 ‘침체 터널’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팜펠론 회장은 “지난해 유럽 오피스 투자 시장 규모는 전년에 비해 59.0% 감소한 390억유로(약 57조7000억원)로 집계됐다”며 “유럽 부동산 자산 가격도 동시에 큰 폭으로 떨어져 투자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고 말했다. 사이러스 코럿 세빌스인베스트먼트 파트너도 “유럽 부동산 가격이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20%가량 떨어진 만큼 저점에 가까운 상태”라며 “유럽 부동산의 위험 대비 수익률이 다시 오름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수한 건물을 개조해 수익성을 높이는 이른바 ‘밸류애드’(가치증대형) 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팜펠론 회장은 “남부 유럽을 중심으로 상업용 시설을 주거용 시설로 전환하거나 기존 빌딩을 리모델링해 가치를 높이는 투자가 늘고 있다”며 “밸류애드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럿 파트너는 “유럽은 금융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여력이 줄었다”며 “은행의 공백이 커진 상업용 부동산 대출채권 시장이 대체 투자처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아파트, 호주 발전소 투자 유망”
빨라지는 일본의 고령화와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도 부동산·인프라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일본의 고령화는 노인요양시설 팽창으로 이어졌다. 배스 선임매니저는 “일본 손해보험사인 솜포홀딩스의 자회사 솜포케어는 노인요양시설 433개, 베드 2만5574개를 운영하고 있다”며 “노인요양시설은 꾸준히 안정적 수익을 내는 만큼 장기 투자자인 보험사들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2035년에는 일본 요양시설에 350만 명의 노인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망은 여전히 밝았다. 프랑수아 트로슈 핌코프라임부동산 대표는 “세계 3대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의 합산 매출은 2023년 1800억달러(약 245조원)에서 2028년 4280억달러(약 582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라며 “디지털화 속도가 더딘 유럽 데이터센터에서 투자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거용 부동산과 호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도 매력적 투자처로 재부각됐다. 조너선 밥커우 프레티움파트너스 전무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의 단독주택 착공 수는 거의 매년 100만 호를 밑도는 등 공급 부족 현상이 뚜렷하다”며 “재택근무 바람이 불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난 만큼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대체투자 운용사인 QIC의 패트릭 멀홀랜드 파트너는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82%로 끌어올리기 위해 1100억달러(약 15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정책 전환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장현주/하지은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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