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시작된 한 전 위원장 비판은 이제 수십 건에 이른다. 내용도 “주군에게 대들다 폐세자가 된 황태자” “지옥을 맛보게 한 한동훈을 용서하지 않을 것” 등으로 적나라하다.
유독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에 대해 여권에선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며 당 대표 후보 출마 움직임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을 대변해주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지난달 16일 네 시간에 걸쳐 단독 회동하는 등 여권 주요 인사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정치적 포석을 떠나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혐오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은 지난 17일 MBC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 보수 인사를 1000명 가까이 수사할 때 당 대표를 맡았던 홍 시장으로선 굉장히 불편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날 여권에서는 홍 시장에 대한 비판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계속 후배에게 고춧가루 뿌리는 건 졸렬하다”(조해진 의원), “빨리 (당을) 나가셔도 좋다. 아무도 안 따라 나갈 것”(박수영 의원) 등 친윤·비윤을 가리지 않고 비판이 줄을 이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을 ‘총선 말아먹은 애’라고 하는데 (홍 시장은) 대표 시절 지방선거에서 거의 궤멸적인 피해를 봤다”며 “본인은 지방선거를 말아 잡수신 영감탱이 소리를 들을 건가”라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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