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세계 10대 도시에 진입하기 위한 마중물이 될 국제행사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사를 유치해 ‘대한민국 경제도시 인천’이라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인천은 2022년 지역내총생산(GRDP) 104조원을 넘겨 서울에 이어 2위 경제도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시는 2025년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도전장을 냈다. 이달 경북 경주시, 제주도와 함께 APEC 정상회의 개최 후보 도시로 선정돼 현장 실사 및 시·도별 유치계획 설명회 등을 연다. 외교부는 최종 개최 도시를 6월에 발표한다.
국내 최대 규모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바이오·로봇·도심항공교통(UAM) 생태계, 녹색기후기금(GCF)을 비롯한 15개 국제기구가 포진해 있는 인천이 APEC 정상회의 최적지라는 게 인천시의 주장이다. 특히 세계 21개국 정상들이 머물 수 있는 특급호텔, 공항~호텔~행사장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경호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색 있는 관광지도 인천의 강점이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100여 년의 역사가 녹아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1883년 인천항 개항에 따른 열강들의 문화 흔적이 남아 있는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일제강점기 흔적의 적산가옥과 복고풍의 인천역 주변 등 외국 관광객의 관심거리가 즐비하다. 인천에 이어 한국의 전통미가 집중돼 있는 서울이 인접해 있어 국가 유산을 체험할 수 있고, 국내 주요 인사들과의 회담도 수월하다
시 관계자는 “미래 스마트 도시가 구현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세계 주요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지”라며 “무엇보다도 1조5000억원이라는 생산 유발효과와 2만여 명 취업 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어 놓칠 수 없는 국제행사”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알려진 F1 그랑프리 대회 유치에도 나선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 편리한 교통망, 복합카지노 리조트 등 고급 숙박시설을 다수 보유한 인천이 F1 개최의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달 6일 일본 스즈카 그랑프리에 참석 중인 F1 최고책임자에게 ‘F1 인천 그랑프리’ 개최 의향서를 전달했다. 유 시장은 24~26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열리는 F1 대회를 참관하고 인천 F1 유치 활동을 위해 24일 해외 출장을 떠난다.
이어 F1 그랑프리 관계자들도 최근 인천의 도심 대상지들을 찾아 주변 시설과 환경을 살펴보고 돌아갔다. F1 인천 그랑프리는 레이싱 전용 경기장에서 진행된 일본, 중국 대회와 달리 모나코나 라스베이거스처럼 도심 레이스로 추진된다.
인천시는 사안의 긴급성과 전문성을 감안해 전담 유치단을 신속하게 꾸렸다. F1 인천 그랑프리 유치는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보고 있어서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대회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32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경제적 효과가 1조7500억원에 달한 국제행사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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