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고물가의 여파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올해 1분기 근로소득(실질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소득이 늘었음에도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른 결과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가계소득 증가폭은 전 분기(3.9%)보다 크게 둔화한 것이다.
근로소득(329만1000원)이 1.1% 줄어든 영향이다. 근로소득은 급여와 상여로 나눠지는데, 지난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기업에서 실적 하락세를 보이며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낮게 이뤄져 감소했다.
반면 사업소득(87만5000원)이 임대소득 증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농업소득 증대 등 영향으로 8.9% 늘었다.
물가 영향을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7년 2.5% 감소한 이후 7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으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특히 실질 근로소득이 3.9% 줄며 감소세를 주도했다. 이는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동향수지과장은 "물가(가 오른)만큼 소득이 늘지 않았기 때문에, 가구 실질소득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됐다. 1분위 가구 소득은 늘고 5분위 가구는 줄면서 소득 불평등 지표는 개선됐다.
1분위 가구 소득은 근로·이전소득 중심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고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줄며 2.0% 감소했다. 5분위 소득 감소에는 삼성전자·LG 등 대기업의 상여금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15만 7000원, 1125만 8000원이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득분배가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공식적인 소득분배 개선 여부는 가계금융복지조사 연간지표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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