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특화 웹 OS 표준화 성공 땐…전 세계 휴머노이드 생태계 장악"

입력 2024-05-23 18:00   수정 2024-05-24 01:43

인공지능(AI) 로봇 시대가 열리면서 특정 명령만 수행하던 기존 로봇은 구식이 됐다. 산업 현장에선 돌발 상황에도 능숙하게 대처할 로봇을 원하고 있다.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려면 로봇 전용 운영체제(OS) 개발이 필수다. OS는 디바이스와 이용자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로봇의 영혼’으로 불리는 로봇 OS 개발에 앞다퉈 뛰어든 이유다.

3년 내 로봇 전용 OS 표준을 마련하는 업체가 로봇 생태계를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로봇 OS 분야는 독보적인 강자가 없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로봇용 소프트웨어(SW) 시장은 2023년 135억달러에서 2032년 8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선 네이버랩스가 로봇 OS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로보틱스&자율주행그룹 부사장·사진)는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과 달리 로봇은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해야 하기 때문에 특화 OS가 필요하다”며 “로봇 OS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미래 로봇산업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랩스가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국제기술전시회 LEAP 2024에서 처음 선보인 ‘아크마인드’는 네이버 자체 웹 플랫폼인 웨일 OS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봇 OS다. 평범한 웹 개발자도 로봇 전용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코딩 언어 등을 통해 로봇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웹에서 쉽게 통합·확장할 수 있다.

백 책임리더는 “특정 OS에 종속되지 않고 웹에서 로봇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아크마인드의 장점”이라며 “안드로이드, iOS, 특정 자동차 제조업체에 특화한 앱을 추가로 개발할 필요가 없어 확장성과 편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앱처럼 무선 업데이트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백 책임리더는 “로봇은 하드웨어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그동안 로봇마다 SW를 새로 개발해야 했다”며 “아크마인드는 로봇 인지, 동작 등의 상황에 특화한 웹 언어를 중심으로 표준화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로봇 SW 개발 도구를 제공하고 있지만 윈도 혹은 리눅스 OS 기반에 머물러 웹 플랫폼만큼의 범용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로봇 OS 개발이 힘을 받으려면 차세대 통신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 책임리더는 “네이버 제2사옥인 네이버1784(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구축된 28㎓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이음5G)은 로봇 서비스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1784 내 모든 로봇들은 클라우드 로봇의 두뇌 격인 ‘아크’라는 시스템과 이음5G로 연결돼 있다. 그는 “네이버1784를 통해 보여준 클라우드 등 차세대 통신 기반 로봇에 세계 각국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테슬라의 옵티머스 등 로봇 종류와 관계없이 아크마인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보탰다. 그는 “아크마인드, 아크아이(위치 인식), 아크브레인(로봇 관제 서비스) 등은 로봇 형태, 종류와 상관없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 단위의 로봇 테스트베드 구축도 시급하다고 했다. 백 책임리더는 “네이버1784를 벗어나 도시 단위로 로봇을 움직일 수 있게 OS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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