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하지 않지만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특별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선(先) 구제·후(後) 회수’ 방식 적용, 피해자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이 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임박한 현재, 조만간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를 본 임차인의 아픔을 달래야 한다는 대의는 누구도 반대하기 어렵다. 선 구제·후 회수 방식으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제안된 특별법 개정안의 일부 내용이 시행 이후 불확실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으로 개정안 중에는 공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후순위인 피해자의 임차보증금을 보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선 공공기관인 캠코가 전세 사기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선순위 저당채권을 매입하고 1년 이상 경매를 유예한 이후, 경매 시 캠코는 피해자가 더 많이 배당받도록 조치한다는 내용이다.
채권의 권리관계 순서에 따르면 선순위 채권자가 후순위 채권자보다 경매 시 우선해 배당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 따르면 후순위 채권자가 더 많은 배당을 받도록 해 선순위 저당채권을 매입해 경매하는 기관인 캠코는 구조적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기관의 손실은 궁극적으로 국민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캠코의 매입 재원 마련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 따라서 이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개정안 시행 즉시 재원 부족으로 실행하기 어려우므로, 현실적으로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사기 피해자의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충분한 대응책 마련 없이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피해자 구제 실행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피해를 보고 상심한 피해자에게 또 다른 실망감을 줄 수 있다. 입법 절차가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제기되는 문제를 충분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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