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혐의를 옹호했던 일부 강성 팬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이번에는 김호중의 학교폭력 가해를 주장하는 이를 비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버 '카라큘라 미디어'는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가수 김호중의 팬클럽 회원들로 추정되는 분들께서 어제 올라간 영상 댓글 창에 우르르 몰려오고 있다"며 "도를 넘은 그릇된 팬심으로 2차 가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유튜버는 전날 김호중의 경북예고 재학 시절 학폭 가해를 주장하는 1년 후배와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었다. 그런데 이 영상 댓글에는 김호중의 강성 팬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맞은 놈이 말이 많네", "그렇게 떳떳하면 좀 보여주지, 왜 모자이크까지 했나. 호중이가 무섭긴 한가 보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김호중은 학폭 가해자를 찾아가 혼내주기도 한 정의로운 친구였다" 등 댓글을 달았다.
김호중의 일부 강성 팬들은 음주 뺑소니 혐의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그를 열렬히 지지하거나 두둔하는 반응을 보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들은 김호중이 팬카페에 올린 혐의 관련 입장문에 "나의 가수님 순간의 실수는 누구라도 합니다", "쏟아지는 비난 잘 견디시고 마음 단단히 먹고 우리 함께 가요", "사랑합니다" 등 댓글을 달았었다.
또 평소 김호중을 응원하는 한 유튜브 채널에는 '기적의 하나님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김호중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호중의 얼굴을 석양으로 물든 바다 배경에 합성한 사진에 김호중이 부른 찬송가를 입혔다. 이를 접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김호중이 교주냐", "사실상 김호중이 종교"라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김호중 공식 팬카페 측은 "극히 일부 팬들의 의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호중의 경북예고 재학 시절 1년 후배였다는 A씨는 전날 공개된 카라큘라와 인터뷰에서 김호중이 과거 학폭 가해자였다면서 "말대꾸했다고 팼다", "제 친구들 중에 김호중에게 안 맞은 애가 없다", "깡패라고 으스대고 다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A씨는 "김호중이 2학년이고 내가 1학년이었을 당시 친구와 하교하고 있는데 (김호중이) 멀리서 '야' 하고 부르길래 돌아보고 인사했다"며 "(김호중이) 갑자기 오라고 해서 갔더니 '왜 인사를 안 하냐' 그래서 '인사했습니다'라고 하자 '인사했습니다?'라고 말대꾸했다며 패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김호중이 '내가 깡패인데' 어쩌고 하면서 30분 이상을 일방적으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며 "평소에도 자기가 깡패라면서 엄청 홍보하고 으스대고 다녔다. 제 친구들 중에도 김호중에게 안 맞은 애가 없었다. 담배 심부름도 많이 당했다. 김호중이 경북예고에 있다가 김천예고로 갔는데 거기서도 학폭 문제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했다.
김호중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4일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정오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호중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고를 낸 뒤 경기도의 한 호텔에서 머무르며 17시간 뒤인 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3시간 뒤 김호중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허위 진술하고, 소속사 본부장이 김호중이 몰았던 차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불거진 음주운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던 김호중은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밤늦게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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