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는 올해 대입에서 처음으로 재수생이 참가하기 때문에 본인의 전국 위치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기에 좋다. 3월, 5월 학력평가보다 더 정확하게 수시·정시 지원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대입 전략의 첫 단추는 정시 목표 대학을 추려내는 일이다. 이를 기준 삼아 수시에서는 상향 지원하는 전략이 통상적이다. 6월 모의평가 직후 입시기관별로 공개하는 예측 백분위, 표준점수와 각 대학 학과별 정시 지원 가능 점수를 참고해 정시 지원 대학을 추려낸다.
분석의 핵심은 통합 수능 2년 차 결과가 3년 차에도 같은 흐름으로 나타날 것인가다. 통합 수능 2년 차인 2023학년도의 입시 결과를 들여다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눈에 띈다. 주요 대학 인문·자연계열 모두 합격선이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종로학원이 통합 수능 이후 2022~2023학년도 ‘어디가’ 발표 주요 10개 대학의 정시 합격선(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 평균, 70% 컷)을 살펴본 결과, 10개 대학 평균 인문계는 1.0점, 자연계는 0.6점 상승했다.
이는 수학에서 이과 강세에 따른 교차지원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3학년도 수능 1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표본조사 결과 81.4%에 달한다. 1등급 열에 여덟 이상이 이과생이다. 이과생의 평균 백분위가 상승하고, 문과생의 백분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결과로 인문계 학과에 이과생이 교차지원하면서 정시 합격선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4학년도 수능 수학 1등급 내 이과 비중은 97.5%로 2년 차에 비해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통합 수능 3년 차 입시 결과에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정도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서울대 자연계열의 합격선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의약학계열의 합격선 상승과 연관해 분석해볼 수 있다. 같은 기간 의약학계열의 대학 그룹별 평균 합격선은 모두 상승했다. 의대는 97.9점에서 98.1점으로 평균 0.2점이 올랐다. 치대는 0.5점, 한의대는 1.2점, 수의대는 0.7점, 약대는 0.8점 상승했다. 이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의 의약학계열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통합 수능 3년 차 입시 결과에서 이 같은 흐름이 더 커진다면 올해 수시·정시 지원전략 수립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주요 대학의 인문계 합격선이 더 상승한다면 문과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수시·정시 지원전략에서 더욱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정시 목표 대학 수립 시 합격선뿐 아니라 경쟁률 추이, 추가 합격 순위, 모집 인원 변화 등 좀 더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입시기관별 예측 점수를 참고할 때는 최소 3곳 이상의 분석을 종합해보기를 권한다. 각 입시 기관의 정시 지원 가능 점수는 표본과 분석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같은 대학, 학과의 예측 점수가 큰 차이를 보인다면 그만큼 변수가 큰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과생은 목표 대학의 합격선 추이뿐 아니라 의약학계열의 전반적 흐름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대 증원에 따라 의약학 쏠림이 더 심해지면 주요 대학 자연계 일반학과 합격선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주요 지표 점검도 중요하다. 특히 수학에서 미적분 선택 비율 증가는 눈여겨볼 이슈다.
지난 3월 고3 학력평가에서 수학 미적분 응시 비율은 43.8%를 기록했다. 6월, 9월, 수능까지 가면서 미적분 응시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2022학년도, 2023학년도, 2024학년도 모두 수능에서 미적분 선택 비율이 최고를 기록했다. 미적분 선택 비율은 2022학년도 3월 33.7%에서 수능 39.7%, 2023학년도 3월 39.1%에서 수능 45.4%, 2024학년도엔 3월 43.4%에서 수능 51.0%로 상승했다. 올해 수능에서도 50.0%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
6월 모의평가에서 미적분 응시 비율은 2022학년도 37.1%, 2023학년도 42.8%, 2024학년도 48.5%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6월엔 40%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적분 선택 비중이 더 높아졌을 때 미적분과 확률과통계 사이의 표준점수 차이가 얼마나 벌어질지가 관심사다. 미적분이 확률과통계를 앞서는 정도가 커질수록 문과생에겐 불리한 입시 구도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문과생이 수시·정시에서 상향 또는 안정 지원 등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7~8월 학습 계획을 촘촘하게 짜야 한다. 이 시기는 수능 학습에 집중해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봐야 한다. 9월 이후엔 수시 원서 접수, 중간고사, 논술 준비 등 챙겨야 할 것이 많다. 학생부 기록 점검도 중요하다. 1학기 학생부 기록 마감은 통상 8월 말이기 때문에 7~8월 중 학생부 기록을 점검하고, 누락된 것이 있다면 담당 교사와 상의해 수정해야 한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