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배구조 개선 미흡…금감원, 이사회 면담서 개선 유도

입력 2024-05-26 13:14   수정 2024-05-26 13:18

KB·신한·하나·우리·농협·BNK·DGB·JB 등 8개 금융지주회사와 국책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이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CEO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외부 기관을 통한 평가 검증도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마련한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best practice)'과 관련해 은행별 이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전반적으로 은행들이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26일 발표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모범 관행엔 사외이사 지원 전담 조직을 이사회 산하에 설치하고, CEO(최고경영자) 상시 후보군을 관리·육성하는 등 CEO 선임과 경영 승계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외이사 후보군의 추천 경로를 다양화하고, 사외이사 선임 시 독립성, 전문성 등 자격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감원은 "은행들은 대체로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개선안을 마련하고 올해 말까지 이행 완료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제출했다"며 "다만 일부 은행의 경우 이행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이행 여부 및 시기가 불명확한 항목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 및 평가 등과 관련한 사항의 경우에는 각 은행의 CEO 선임 및 사외인사 선임·평가 등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개선 방안을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이행 계획에 따르면 은행 대부분은 경영 승계 계획의 문서화를 진행 중이며, CEO 자격 요건에 대한 구체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모범관행 핵심인 승계 절차 조기 개시와 관련해서는 8개 금융지주 및 16개 은행 모두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승계 절차를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 사외이사는 여전히 학계에 편중(일부 은행은 교수 출신이 최대 67%)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이사가 없는 은행이 5개에 달할 만큼 성별 다양성도 부족했다.

금감원은 지난 23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은행 이사회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별 보완 사항을 논의하고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이사회의 관심을 당부할 예정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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