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딥러닝 기반 뇌파 분석 모델 개발’ 사업 입찰을 공고했다. 뇌파 검사는 범행에 사용된 망치, 훔친 반지 등을 범죄와 무관한 정보들과 함께 무작위로 제시한 뒤 뇌파 반응을 분석해 유·무죄를 가려내는 기법이다.
2014년 11월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두 살배기 아들 살해 사건에서 뇌파 검사가 사실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범이 공범의 진술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자 검찰은 공범이 지목한 망치를 활용해 뇌파 검사를 진행해 95%의 신뢰 수준으로 범죄 사실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었다.
검찰은 2016년 도입한 뇌파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기존 뇌파 검사는 사건 자극 제시 후 0.3초 뒤에 발생하는 양전위 파형인 ‘P300’ 반응을 주요 지표로 삼아 96.2%의 정확도를 확보했는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관련 정보에 노출된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모의실험을 했고, 그 결과 범죄자에게서만 두정엽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딥러닝은 머신러닝보다 분류 정확도가 높아 더욱 정교한 뇌파 분석 알고리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검찰은 작년(4500만원)보다 두 배 넘게 많은 9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피검사자 수를 표본 그룹당 최소 30명으로 늘려 수사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뇌파 분석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뇌파 분석 정확도가 높아지면 심리 분석 오류율을 줄여 수사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