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군을 떠나는 이유는 최근 2~3년 새 더 벌어진 민간 기업과의 급여차, 열악한 주거 및 근무 환경 등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병장 월급 200만원’ 공약이 현실화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소위 1호봉 월급은 약 178만원. 월 200만원이 넘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2025년이면 병장 봉급이 소위, 하사보다 많아진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 20대 남성 표심을 잡기 위해 한목소리로 “병사 월급 200만원 시대” 공약을 내건 데 따른 것이다. 인기영합주의 정책의 예고된 후과다. 군 간부 급여 등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시설과 복지 등 삶의 여건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처럼 열악한 조건 외에 군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끌어올려야 한다. 공항에서 군인을 우선 탑승하도록 배려하는 등 여러 미국 사례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군인 대우는 홀대를 넘어 냉대에 가깝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초급 간부를 상대로 벌인 설문(2022년 8월) 결과 ‘과거 입대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군인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비율이 2019년 70%에서 2021년에는 57%로 갈수록 급락하는 배경이다. 군인을 존중하고 예우할 줄 모르는 나라에서 직업군인이 희망이나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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