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칩 대장주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공급사인 SK하이닉스가 '2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20만원대) 굳히기에 나섰다.
27일 오전 9시27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8400원(4.23%) 오른 20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23일 20만원에 등극해 사상 처음으로 '20만닉스'에 오른 바 있다.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도 1만1300원(7.65%) 오른 15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 한미반도체는 다음 달 중순부터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800원(1.05%) 내린 7만5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깜짝실적'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연산용 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공개한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260억달러(약 34조원)로 전년 동기의 71억9200만달러 대비 26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246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예상 수요량 대비 SK하이닉스 생산량은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3와 HBM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해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한미반도체가 만드는 TC본더는 차세대 HBM 시장에서도 주요 장비가 될 것"이라며 "최근 마이크론이 신규 고객사로 들어오는 등 수요처와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앞서 로이터는 지난 23일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HBM의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의 문제로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통해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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