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6일(현지시간)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고위급 국제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팔레스타인에 대한 장관급 국제 파트너 회의’를 주최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가자지구의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EU와 모든 국제 공동체는 (가자지구 전쟁이) 즉시 중단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에 지난 24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내린 긴급 명령을 이행할 것도 요구했다. ICJ는 라파에서의 군사 공격과 기타 모든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 3월 임명된 무함마드 무스타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신임 총리가 직접 참석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무스타파 총리는 지난 22일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가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 일을 언급하며 “우리는 유럽의 모든 나라가 똑같이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 회원국의 3분의 2가 넘는 140여 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만, EU 회원국 27개국 중에서는 7개국만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왔다. 아이데 노르웨이 장관은 이날 무스타파 총리를 만나 오는 28일부터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식 외교문건을 직접 전달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EU 외교관들은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할 시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3국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계획을 발표하자 “테러리즘에 대한 보상”이라며 비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