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파서 푸바오 현재 모습을 도저히 못 보겠어요." "당분 위주의 사과와 영양소 없는 식단만 줘서 푸바오 치아가 한국에서와 달리 노랗게 변하고 있습니다."
푸바오 학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 '푸덕이(푸바오 팬을 부르는 애칭)'로 불리는 팬들이 공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버랜드 주토피아' 게시판에는 최근 푸바오의 현재 상태를 걱정하는 글들이 수백 개 게재됐다.
이들이 공통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올린 푸바오 영상에서 푸바오 털빠짐이 목격된다는 점과 목에 목줄을 한 흔적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로를 알 수 없는 사진에서 누군가 맨손으로 푸바오를 만지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판다는 감염에 취약한 동물이라 비위생적인 환경에 취약한데 중국이 푸바오를 이용해 몰래 돈을 받고 접객 행위를 하는 게 아니냐는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웨이보를 통해 푸바오 중국 팬들이 이에 항의하고 문의하는 글을 올리자 판다보호센터 측은 해당 글을 검열해 게시자를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팬들은 단체 행동에 나섰다. 27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중국대사관 붉은색 문 앞에는 푸덕이 합심해 보낸 흰색 1t 트럭이 멈춰 서있었다. 트럭 옆면에 설치된 가로 3m, 세로 1.6m의 대형 전광판에는 ‘푸바오 접객 의혹, 학대 의혹 중국은 해명하라’는 문구가 나오고 있었다.
트럭은 중국대사관부터 서울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까지 서울 도심을 누볐다. 트럭 전광판에는 ‘국보라고 말해놓고 접객 의혹 사실이냐, 진실하게 해명하라’ ‘공주 대접 믿었더니 접객행위 사실이냐’ ‘Love Fubao, No Abuse, Yes respect’ 등 문구가 반복해서 표기됐다.
학대 의혹은 지난 24일 푸바오를 가까이서 찍었을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샤오홍수'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시작됐다.
푸바오로 추정되는 자이언트판다의 모습이 들어있는 화면 캡처도 올라왔다. 이 사진 중에는 맨손으로 푸바오를 만지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목줄을 했던 것 같은 자국이 남은 푸바오의 사진도 올라왔다. 푸바오의 모습을 단번에 알아본 푸덕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중국 자이언트 판다 보존연구센터는 지난 25일 "직원이 아닌 사람이 사육장에 들어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만지고, 먹이를 주고, 사진을 찍은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혹은 식지 않았다. 지난 26일 푸바오갤러리가 트럭시위를 위한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트럭 시위를 나흘간 할 수 있는 금액이 모였다.
푸덕이들은 국제서명운동, 대사관에 팩스 보내기 등 행동도 벌이고 있다. 국제 청원사이트 중 하나인 ‘Change.org’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3만9000여명이 관련 서명에 동참했다. 디시인사이드에는 중국 대사관의 과별 팩스 번호와 팩스로 보낼 문구, 대사관 SNS 주소 등이 올라와 있다.
푸덕이들은 푸바오 일반 공개 일정에 맞춰 중국 여행을 계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는 "적절한 해명이 없다면 중국에 푸바오를 만나러 가지도 않겠다"고 했다.
판다는 감염에 취약한 동물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는 사육사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푸바오를 접촉했다.
한중 외교의 상징으로 여겨왔던 푸바오. 하지만 센터가 공개한 영상 속 푸바오의 상태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 좋지 않은 모습이라 이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선수핑 기지에서 '판다 먹이 주기 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바오는 지난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태어났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다 푸덕이들의 눈물의 배웅 속 지난달 3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한편 푸덕이들은 푸바오의 현 상황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촉구를 위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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