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피스 빌딩 휘청…세계 최대 리츠, 환매 막았다

입력 2024-05-27 18:46   수정 2024-05-28 00:56

세계 최대 부동산 펀드 SREIT가 환매 제한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미국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를 담보로 한 우량채권 투자자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타우드캐피털의 비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 SREIT는 최근 월별 순자산 회수 한도를 종전의 2%에서 0.33%로 대폭 낮췄다. 전체 운용액의 80% 이상 환매를 제한한 것이다. 최근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SREIT는 지난 23일 주주들에게 “현재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이 제한되고 바닥에 가깝다는 점에서 부동산 자산을 공격적으로 매도하는 걸 권장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환매 제한 결정은 부족한 현금 유동성 때문이다. 새로운 상환 한도는 분기별 1억달러(약 1360억원) 수준이다. FT에 따르면 SREIT가 지난해부터 투자자 상환금 지급에 쓴 돈은 13억달러(약 1조7800억원)였다. 1일 지급한 상환금만 2억달러(약 27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기준 SREIT의 현금 유동성이 7억5200만달러(약 1조원)였다는 점에서 상환금 지급 여력이 없다는 판단하에 환매 제한 조치를 내린 것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 신호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1740 브로드웨이 빌딩 모기지를 담보로 한 3억800만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 중 AAA 등급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를 담보로 한 우량채권에서 손실이 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배경엔 계속 늦춰지는 금리 인하가 있다. 많은 경제 전문가가 올초까지만 해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최근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에 대한 Fed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 30일~5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Fed 위원들은 “오피스빌딩 담보 대출의 경우 은행권에서 90일 연체 등으로 정의하는 부실대출 비율이 3월까지 더 늘었다”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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