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제금융센터 신술위 책임연구원은 '내국인의 해외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그간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분산 투자 성향을 보였지만,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고위험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서학 개미'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말 79.9%에서 지난해 말 88.5%로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90%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주식 비중은 89.3%로 집계됐고, 일본(4.8%), 홍콩(2.1%), 중국(1.1%), 유럽(0.4%) 등 다른 나라 주식 비중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개인 투자자의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에는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 전기·전자, 은행, 원자재 관련 종목이 고르게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올 1분기 들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AI와 가상자산 테마 열풍을 등에 업은 대형 기술주들이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에서 대부뷴울 차지했다.
이들 4개 종목의 순매수 금액 비중도 상위 10개 종목 순매수 총 35억달러 중 17억1000만달러(48.9%)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마저도 테슬라를 임의로 기술주에서 제외한 결과다.
개인 투자자들은 중동 불안,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으로 증시가 다소 부진했던 지난달에도 고위험 투자 비중을 키워왔다.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 중 레버리지나 비트코인 관련 고위험 투자 비중이 지난 1~3월 15%에서 4~5월 41%로 크게 확대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신 책임연구원은 "미국 주식 고평가 인식 확산, 달러화 약세 반전 등 투자 위험 증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증시 랠리를 견인한 대형 기술주들의 고평가 부담이 커졌으며, 금리 인하 개시 후 달러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3월 블로그에서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 중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말 39%에서 2023년 말 48%로 높아졌고,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