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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 주요 위원들이 연이어 내달 6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조정 가능한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판단에서다. 임금인상률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ECB, 금리 인하 임박 예고 시그널
CN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올리 렌 ECB 집행위원 겸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2% 목표에 수렴하고 있다"며 "따라서 6월에는 통화 정책 기조를 완화하고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운 상황을 제외한다면 현재로서는 최고 수준의 제한 조치(금리 정책)를 해제할 만큼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ECB 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이유는 소비자물가와 임금이 완만한 둔화세를 보여서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2.4%로 집계돼 7개월 연속 3% 미만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 전월대비 0.5%포인트 상승한 2.9%로 반등한 이후 안정세를 되찾으면서다. 올해 1분기 유로 지역 임금인상률은 전년 동기 대비 4.7%로 집계돼 직전 분기(4.5%)보다 소폭 뛰었다. 렌 위원은 유로 지역 임금 상승률에 대해서는 "지난해 5% 이상이었다가 2024년에는 4.5~4.7%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CB가 내달 6일 예정된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다면 주요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현재 ECB 기준금리는 연 4.00%다.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하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필립 레인 "인플레이션 낮추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하지만…점진적 진행 중요"
다른 중앙은행보다 ECB가 먼저 금리를 인하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운지 묻는 질문에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가들은 가능한 한 지루함을 갈망하고 중앙은행들은 가능한 한 자존심은 부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금리 인하 시작의) 첫번째 단계는 통화정책이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신호"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빨리 인플레이션이 둔화된 이유에 대해서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유럽 지역에 큰 타격을 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 ,안보 및 에너지 관련 정책 등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정책 덕분에 인플레이션 완화에도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다만 내년까지는 금리를 제한적인 영역에서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한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상황은 순탄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내달 초 금리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ECB는 추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CB 정책위원을 맡고 있는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6월 금리 인하 외에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27일자 독일 금융 전문 매체 보르센-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분기별로 한번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제안에 반대한다"며 "7월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더라도 (결정) 시기와 속도에 있어서 자유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파비오 파네타 ECB 정책위원 겸 이탈리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축소되면서 1차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지난 25일 이탈리아 북부 스트레사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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