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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8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작년 7월에 설립한 이 회사는 10개월 만에 32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xAI는 투자금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 구매해 세계 최대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픈AI와 범용인공지능(AGI)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xAI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60억달러(8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비츠와 세쿼이아 캐피털,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드 리서치 컴퍼니 등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했다.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로이터는 “이번 자금조달로 xAI의 기업가치가 240억달러(32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작년 7월 설립 후 10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수직 상승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xAI가 세계에서 9번째로 가치 있는 스타트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xAI는 오픈AI 초기 창립멤버였던 머스크가 생성AI 부문에서 챗GPT와 경쟁하기 위해 설립했다. 설립 5개월 만인 작년 12월 AI 챗봇 ‘그록’을 공개해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 xAI는 이미지 인식 기능을 갖춘 ‘그록-1.5V’도 내놓았다. 이들 기술은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의 유료 구독자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흥미로운 기술 업데이트와 제품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번 투자유치를 기점으로 xAI의 AI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투자금으로 10만개의 GPU를 매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최근 투자자들은 대상으로 이를 ‘컴퓨팅 기가팩토리’라고 부르며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인 ‘그록3’를 훈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GPU 10만개는 메타가 구축한 데이터센터(2만4500여개)의 4배 규모다. 업계에선 머스크가 xAI를 통해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머스크는 xAI 설립 당시 “우주의 진리를 이해하는 것이 목표”라며 AGI 개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xAI는 컴퓨팅 기가팩토리를 내년 하반기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동맹도 앞으로 6년에 걸쳐 1000억달러(135조원)를 투입해 세계 최대 AI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운 바 있다. 총 5단계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가 내년 하반기에 구축될 예정이다. 여기에도 10만개의 GPU가 탑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내년에 오픈AI와 xAI 간의 AI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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