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에 찬성 의사를 밝힌 김근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장에 손해처럼 보이는 일도 그것이 훗날 국민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남는다면 그 일을 해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생각하는 채상병 특검의 핵심은 군의 안일하고 무리했던 지휘체계가 어떻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장병을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를 밝혀내고, 또한 해당 사건을 처음 담당했던 해병대 수사단의 활동에 외압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라며 "나아가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우리나라의 국방과 사법 체계의 의문을 표하게 되신 국민을 납득시켜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임성근 전 사단장은 입수 깊이, 그리고 수색 방식과 복장 규정까지 관여하면서도 작전의 안전 대책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채 수색 작전에 투입된 용사들의 안전보다 해병대 작전의 홍보에만 몰두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안타까운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당시 지휘체계의 문제점을 철저하고 공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이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게 수사했고, 이를 군사법원에 따라 경찰에 이첩하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국방부 장관의 결재까지 이뤄졌던 사안인데도 국방부 장관은 결재를 뒤집고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후 국방부 관계자들은 박정훈 대령에게 이첩 내용에서 혐의 사실을 제외하라는 요구를 했다. 이어 국방부 조사본부는 박정훈 대령이 이를 거부하자,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하고,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 대상에서 제외한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국민께서 납득하실 수 있겠나. 채상병 사망 사고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우리 정부가 장병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남을 수 있다"며 "결국 우리 정부·여당은 채상병 사건의 과정에서 유족을 진정으로 위로하지 못했다.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이러한 배경 아래 특검법이 발의되고,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신 이상, 저는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 투표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정쟁화해 정부에 흠집을 내려는 민주당의 의도를 모르는 게 아니지만, 우리 국민께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사해 온 검사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을 믿어주셨고, 이를 대통령으로 우리를 여당으로 만들어주셨다"며 "저는 이제 우리가 국민을 믿고 다시 공정과 상식의 길을 걸어가야 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당장에 손해처럼 보이는 일도 그것이 훗날 국민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남는다면 그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다.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이날 투표에서 출석이 가능한 295명이 모두 투표할 경우, 국민의힘 의원 1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력화된다. 현재까지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5명(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탈표 단속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상병 특검법이 가결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의 정당성을 문제 삼아 탄핵 열차의 시동을 걸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분 외에 연락을 취한 의원 중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분은 없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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